카카오뱅크가 고객 경험을 혁신하는 법
카카오뱅크는 한국 금융업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비즈니스 관점에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킨 카카오뱅크 팀은 어트리뷰션 툴을 활용하는 방식도 남다릅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카카오뱅크 팀과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모두가 데이터 드리븐 마케팅을 말하는 시대, 데이터 관점에서의 혁신은 과연 어떻게 가능할까요? 카카오뱅크 CRM 팀에서 마케팅/서비스 기획을 맡고 있는 유재흥 매니저, 권순태 매니저와 함께한 흥미로운 인사이트를 공유합니다.
AppsFlyer(이하 AF): 회사 소개 및 본인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유재흥 매니저(이하 유): 카카오뱅크는 일상에서 더 쉽게, 더 자주 이용하는 ‘나만의 은행’을 만들자는 미션을 갖고 2016년 1월부터 준비 법인을 설립해 2017년 7월 27일에 대고객 서비스를 오픈한 1금융권 인터넷 전문은행입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약 2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9백 만명이 넘는 고객이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편집자 주: 해당 수치는 인터뷰 시점 기준이며, 카카오뱅크 가입자 수는 2019년 7월 11일에 1천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코리안클릭 리서치 기준 시중은행 앱들 중 주간 이용자수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는 카카오뱅크 채널파트에서 CRM팀의 일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AF: CRM 팀이라는 용어 자체가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CRM 팀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유: 채널파트는 서비스 기획자, 디자이너, CRM 담당자가 함께 카카오뱅크의 서비스를 기획하고 고민하는 부서입니다. 그중 CRM 팀은 데이터 분석가와 캠페인 매니저가 함께 모여 고객에게 데이터에 기반한 개인화된 마케팅/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고민하는 곳입니다. 주로 가설을 기반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서비스 기획 및 실행, 고객 니즈 모형 및 고객 행동 예측 모형 개발 등을 진행하며, 이를 위한 데이터 수집 및 설계 기획 업무도 같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상품/서비스 기획, 개선 및 마케팅 성과 증대를 위한 여러 부서의 지원 업무도 수행하고요.
저희는 다른 팀원분들과 함께 카카오뱅크 CRM 전략과 방향성에 대해 고민하고, 실제로 개인화 마케팅을 기획하고 실행하며, 성과를 분석하여 마케팅을 효율적, 효과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전반적인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을 하기도 하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획을 하기도 하며, 마케팅 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운영 업무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AF: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계신 만큼 여러 팀과 협업하실 것 같습니다.
유: 저희가 하는 일을 조금 다르게 표현하면 마케팅 ROI를 최적화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마케팅 ROI를 제대로 측정하고 이를 최적화하기 위해 개별 서비스 오픈 초기부터 서비스 기획자, 클라이언트 개발자, 서버 개발자뿐 아니라 업무 시스템 개발자, 데이터 엔지니어들과 밀접하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어요.
실제로, 신규 서비스를 기획하거나 기존 서비스의 피쳐가 변경되는 경우, 또는 새로운 매스 마케팅을 기획하면서 웹페이지를 디자인하는 등의 변화가 일어날 때, 서비스 기획자와 매스 마케팅 담당자는 반드시 CRM팀과 사전에 데이터 로그의 수집 방법과 형태, 데이터의 운반 및 저장 방법 등에 대해 협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 덕분에 CRM 팀에서는 서비스, 마케팅과 관련한 고객의 모든 데이터의 이동 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바탕으로 보다 더 정확하고 촘촘한 마케팅 ROI를 측정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AF: 그럼 이제 어트리뷰션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처음 어트리뷰션 솔루션을 도입하기까지 고민도 많이 하시고 여러 의사결정 과정을 거치셨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소는 무엇이었나요?
유: 아무래도 제1금융권 은행 서비스라는 관점에서 안정성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희는 단순히 외부 광고 매체와 연동하고 성과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가 필요했던 것이 아닙니다. 웹과 앱, 코어 금융거래 시스템을 잇는 데이터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기 위해 특정 고객들의 앱 외부 데이터를 저희가 원하는 앱 내부 위치로 안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운송수단이 필요했고, 여러 솔루션 중 앱스플라이어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사실 구독 기반의 SaaS 서비스는 중도에 계약을 해지하거나 계약 종료 후 연장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지만, 솔루션을 결정하고 이에 적응하는 과정에 이미 리소스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저희도 어떤 솔루션을 사용할지 정보가 많이 없어서 여러 솔루션의 가격과 기능 등을 전반적으로 많이 비교를 해봤습니다.
이 과정에서 비교 기준으로 삼은 요소는 얼마나 안정적인가, 보안은 튼튼한가, 이슈 발생 시 빠른 대응이 가능한가 등이었습니다. 먼저, 안정성 부분은 실제로 써보기 전까지 알 수 없긴 하지만, 앱스플라이어는 이미 글로벌에서 수많은 브랜드가 사용하고 있으며 대용량의 트래픽을 커버한다고 해서 믿음이 갔습니다. 보안의 경우, 어트리뷰션 툴 자체를 처음 도입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어떤 연동 시도를 해도 안전할지 여부 자체를 보안 팀에서 판단하기에도 어려웠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앱스플라이어가 보유한 금융, 보안 관련 레퍼런스가 내부의 보안팀을 설득하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편집자 주: 앱스플라이어는 Visa Card, Master Card, Avast, 토스(Viva Republica), 현대카드, 뱅크샐러드(Rainist) 등 수많은 국내외 금융사, 보안사를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대응과 관련한 부분은 아무래도 앱스플라이어가 한국 회사가 아니다보니 대응이 느리지 않을까라는 걱정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를 넘어서는 장점이 있다고 판단했고, 현재까지 앱스플라이어와 협업해보니 대응 부분에서도 만족스러운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AF: 그렇다면 대응 관점에서 현재까지 경험하신 저희 고객성공팀의 서비스는 어땠는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권순태 매니저(이하 권): 앱스플라이어 고객성공매니저는 일종의 관제탑 같은 역할을 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는 금융권에서 저희가 참고할만한 유사 레퍼런스가 없었는데 이 부분에서 가이드를 잘 주셔서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었습니다. 길잡이 역할을 잘 해주고 계시죠.
유: 저는 우리가 한 배를 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앱스플라이어의 고객성공매니저는 뱃사공이나 조타수 같은 느낌으로 이 배에 저희와 같이 타고 계신 거고요. 한 발 떨어져서 같이 가는 게 아니라, 같은 목적지에 가기 위해 같이 배를 타고 있다고 묘사할 수 있습니다. 한 마디로 저희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AF: 그렇다면 현재까지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한 앱스플라이어의 기능은 무엇인가요?
권: 앱스플라이어의 여러 기능 중에서는 원링크를 가장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기기 OS, 앱 설치 유무를 구별해 고객들에게 매끄러운 경험을 제공하고, 다양한 리퍼러 조합을 통해 고객의 유입 경로와 설치, 방문목적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더불어, 원링크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파라미터를 통해 앱 미설치자를 안드로이드와 iOS로 구분해 목적지로 전달하는 기능과 웹 딥링크 지정을 통한 SNS에서의 OG 태그 미리보기 기능도 서비스 유형에 따라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러한 링크들은 각종 마케팅 이벤트나 서비스 참여 현황을 모니터링 하는데 사용하고 있는데요. 예를 들어, 카카오뱅크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경우, 광고 영역별로 원링크를 적용해 유저를 앱 내 이벤트 페이지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앱 외부 지면을 통해 실제 이벤트에 참여하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앱 내 채널인 배너와 앱 푸시 등을 통해 이벤트 참여 데이터를 함께 수집해 ‘전 채널을 통합’한 이벤트 참여 기여 채널 분석 및 전환율을 모니터링합니다.
또한, 고객별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도 원링크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원링크의 기본적인 구조에 고객별 내부식별자를 암호화한 정보를 서버 단에서 직접 추가해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개인화된 링크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용을 통해 개인화된 링크를 클릭하는 모든 고객(잠재고객)들에게 고유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친구 추천 기능, 모임통장 회비 입금 등의 기능에 이러한 절차를 활용해 링크를 타고 들어오는 고객들이 개인화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 특히 커스텀 파라미터를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만족스럽습니다. 앱스플라이어 URL 링크 뒤의 쿼리 부분에 커스텀 파라미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어서, 다양한 정보를 개별 링크에 실어 앱스플라이어 서버를 통해 웹과 앱 간의 데이터 교차가 가능하도록 운영할 수 있었습니다.
AF: 그렇다면 원링크를 통해 어떤 문제를 해결하셨나요? 달라진 점들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권: 기존에는 앱 내부와 외부가 분절되어 있어 카카오뱅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와 각종 마케팅의 영향도를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원링크를 이용하기 시작하면서 앱 외부의 각 영역별로 링크를 커스텀화해 앱 설치는 얼마나 발생했는지, 전환은 얼마만큼 발생시켰는지 등 유입 경로를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이 기능을 통해 마케팅 ROAS 를 측정하게 된 것은 물론, 카카오뱅크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비 마케팅) 채널을 통해 유입되는 고객들의 특성을 분석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해당 영역들에 대한 활용 포인트 및 개선 필요 사항 등의 인사이트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AF: 만약 앱스플라이어를 쓰지 않았다면 지금쯤 어떤 점이 달랐을까요?
유: 만약 앱스플라이어를 도입하지 않았다면 다른 어트리뷰션 솔루션을 쓰지는 않았을 것 같습니다. 어트리뷰션 툴 중에서는 앱스플라이어가 가장 낫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앱스플라이어를 쓰지 않았다면 아예 내부에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옵션을 고려했겠죠. 물론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구축을 하는 옵션의 장점도 명확합니다. 자유롭게 커스텀을 할 수 있고 보다 유기적으로 서비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확장성은 오히려 떨어지고 시간 비용, 인적 비용이 많이 들 겁니다. 특히 고급 개발자 분들의 비용을 메인 비즈니스 외의 시스템 구축 및 유지 보수에 쓰는 건 효율적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신규 서비스가 나오거나 이벤트가 나올 때마다 매번 수정 개발하기도 힘들었을 거고요. 종합하면, 저희 입장에서는 자체 구축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아껴 고객 유입과 서비스를 고민하는 일이 더 이득이었기 때문에 외부 솔루션을 쓰는 쪽이 더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AF: 앱스플라이어 사용을 시작하려는 회사들에게 해줄만한 조언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권: 먼저 무엇을 위해 이 툴을 쓰는지 충분히 고민하고, 해당 기능을 이미 활용하고 있는 레퍼런스들을 공부해 적극 벤치마킹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연동된 매체들을 통한 트래킹 외에 커스텀 링크를 활용하는 경우, 전체 트래픽의 파라미터와 리퍼러 정보를 표준화해 통일성 있게 관리하는 방법을 먼저 정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주요 리퍼러 정보를 일관성없이 관리하면 커스텀 링크의 수가 많아질수록 사후 분석 과정에서의 불편함이 커집니다. 사실 지금 저희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연동되는 매체들을 분석할 때 쓰는 파라미터들과 동일한 레벨로 커스텀 링크의 파라미터들을 설계하는 것이 향후 데이터 분석에 용이합니다.
유: 아직도 어트리뷰션의 중요성 자체를 모르는 회사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는 만큼 생각할 수 있으므로 일단 많이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어트리뷰션 툴 활용은 마케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일례로, 카카오뱅크 내에서는 손익을 계산하는 관리회계팀이나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리스크 관리 팀도 앱스플라이어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유입 경로 및 유형을 처음부터 알 수 있으면 리스크 계산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AF: 2019년도 절반이 지나갔습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업무를 진행할 계획이신가요?
유: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한 A to Z 프로세스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직 초기 서비스이다 보니 올해 초까지는 신규 고객 확보에 집중해왔는데, 올 하반기에는 기존 고객분들이 좀 더 카카오뱅크 상품/서비스를 잘 이용하실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행하는 데 집중할 예정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채널과 다양한 혜택이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프로세스가 정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업무 수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원칙은 업무, 과제 간의 ‘상호 연결성과 의존성’ 입니다. 하나의 큰 흐름 속에서 각각의 업무가 가지는 의미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따라 결과물의 완성도를 떠나, 과제 단위의 업무에서 길을 잃지 않고 계속 앞으로 달려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AF: 인터뷰이에게 데이터란 무엇인가요?
유: 블랙홀은 강력한 중력을 가지고 있어 빛조차 탈출할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블랙홀의 진짜 모습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최근 찍힌 블랙홀의 사진은 블랙홀에 빛이 왜곡되며 빨려 들어가면서 블랙홀의 윤곽, 곧 ‘블랙홀의 그림자’를 촬영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고객의 존재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한 명 한 명의 고객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윤곽 즉, 고객이 남긴 그림자를 통해 유추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이유에서 저는 ‘데이터’는 ‘고객이라는 블랙홀의 왜곡된 빛이 만들어 낸 그림자’ 라고 생각합니다. 데이터를 진짜 모습에 좀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해 나가야 하겠지요.
AF: 그렇다면 인터뷰이에게 앱스플라이어는 어떤 의미인가요?
권: 우리 고객의 여정을 담은 ‘카카오뱅크행 티켓’ 이라고 생각합니다. 카카오뱅크를 이용하기 위해 떠나는 여정의 시작점에 꽂혀있는 이정표이자 설레는 목적지가 적혀있는 여행 티켓입니다. 고객들이 카카오뱅크에 무사히 잘 도착해 꾸준히 머무를 수 있도록 앱스플라이어가 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